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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포레스트 영화 감상 후기

좋고좋은하루 2018. 4. 11. 16:24



일단 무엇보다 영화를 보고 나오니깐 걸쭉한 막걸리가 너무 먹고싶었다 영화 속 주인공 혜원김태리은 자연재료를 이용하여 야무진 손으로 음식을다 정갈한 요리영상과 급 김태리먹방까지 휴 이렇게 좋은 컨텐츠를 가진 영화가 흥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제대로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보여주는 영화다 힐링되는 청춘영화 심지어 퇴사하고 싶어지는 영화라는 네이버 리뷰를 보고 갔는데 정말 그랬다 나는 서울에서만 년을 살았기 때문에 시골과 농사 같은 것이 어색하고 불편하다 그래서서도 귀농같은건 절대 안해 라고 생각했다 아마 경험해본 적 없었기에 엄두도 안나는 부분이긴 했다 그래도 스크린에서 나오는 편안함을 보며 어 저렇게 농사짓고 사는 것도 괜찮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임용고시에 실패하고 고향으로 내려와 친구들과 함께 소박하게 사는 것이 큰 기쁨 없이 소소하지만 편안해보였다 도시에서 매일 주위 일과 관계들에 많은 에너지를 쏟고 아둥바둥 사는 삶과 좀 비교되어 보였던 건 사실이다 과연 이렇게 매일 아둥바둥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겁나는 생각이 문득 영화 중간기도 했다 리틀포레스트를 보면서 그동안의 에너지를 다 쏟아부어야만 하는 일상에 힐링이 된 건 사실이다 물론 당장 저렇게 가서 살래 라고 하면 선뜻 그러겠다고 나서진 않겠지만 그만큼 포기해야 할 것도 많은 삶이기도 하다 그래서 마냥 예쁜 컷들이 조금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중간에 김태리가 전화로 애인에게 한 말이 기억에 남는다 너무나도 지친 일상에 마음의 안식처가 될만한 곳이 필요했을 것 같다 아마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그리고 그곳으로 김태리는 다시 것 뿐이라고 했다 리틀포레스트는 아마 일상에 치여살지말자 각자의 삶에서 각자의 방식대로 잘 살아가자는 메시지를 관객에게 전해주고 싶었던 것 같다

힘들고 팍팍하지만 주어진 삶 앞에 단단한 주인공이 굳은 땅에 뿌리를 내리고 예쁜 열매를 맺는 과정처럼 정말 예쁘게 보였다 실제로 예쁜 김태리 남이 사는 삶 말고 내가 사는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들이 좋아보였다 추억과 상처가 공 엄마를 회상하며 고향에서 맛있게 예쁘게 삼시세끼를 차려먹는 주인공을 보며 이 컨텐츠 참 인기 많겠다고 생각했다 누군가 리뷰에 태리네 민박에서 하는 삼시세끼 라는 글을 썼는데 풋하고 웃었다

카모메식당 심야식당 처럼 정갈한 일본 요리 영화 느낌이 났다 채식주의자인 임순례 감독의 영향을 받아 고기가 들어간 요리가 안나왔는데 그건 나중에 인터넷을 통해 알았을 정도로 영화 중간엔 느끼지 못했다 이 정서가 안 맞는들도 있겠지만 나는 정말 좋았다 영화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엄청 정화됐다 작지만 나를 기쁘게 채워주는 무언가에 집중하는 삶 별거 없었지만 잔잔한 마음 속 위로가 되는 영화였다

리틀포레스트 속에 기승전결은 없었다 멜로도 없었다 그냥 겨울봄여름가을겨울 이렇게 사계절이 지나가고 또 다시 덤덤하게 봄이 왔다 뒷 얘기 때문에 긴장 뒤에 올 스토리를 상상할 필요도 없이 그냥 하루 하루 충실하게 지나갔다 그래서 더욱이 싱그럽고 편안하게 느껴졌다

특히 주인공네 집 부엌 너머 창에서 사계절이 바뀌는 모습은 참 아름다웠다 내가 정말 좋아했던 프로그램인 신혼일기 구혜선 안재현 편이 생각나는 장면이었다 참 맛있는 영화였다 잘봤다 영화관에서 맛있고 싱그러운 소리 들으면서 한번 더 보고싶다 엔딩크레딧에 나온 융진캐스커걷는 마음 노래가 듣기 좋았다들이 너무 예뻐서 저장을 참 많이 했다 스틸컷에 환하게 웃는 배우들을 보며 배우들도 즐겁게 촬영한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를 보다보니 임순례 감독이 궁금해서 인터뷰를 찾아보았다 리틀포레스트 제작과정이 녹아있는 인터뷰를 보니 조금 더 영화를 잘 이해할 수 있었다

근데 진짜 막걸리 담그고 싶은데 원데이클래스 추천분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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