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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 랩소디는 어떤 영화인가? 1973년 첫 앨범 'Queen'을 발매하면서 첫 번째 투어를 시작한 그룹 '퀸'은 이후 음악사에 있어 수많은 최초의 기록을 남겼습니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바로 이 전설적인 록 밴드 '퀸'과 천재 리드싱어 '프레디 머큐리'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작품입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에는 당연히 '퀸'의 주옥같은 음악들이 가득 버무려집니다. 엑스맨 시리즈의 브라이언 싱어 감독이 연출을 맡았고 가장 중요한 인물 '프레디 머큐리'는 라미 말렉이 연기합니다.


프레디 머큐리, 평생의 친구를 만나다 수화물 노동자로 일하던 '프레디'(라미 말렉)에겐 음악의 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치 않았죠. 그러던 어느 날, 프레디가 자주 다니던 라이브 바에서 눈여겨 보고 있던 밴드와 손을 잡은 순간은 그들 모두의 인생이 바뀐 기점이었습니다. 전설로 남은 밴드 '퀸'은 그렇게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프레디 머큐리, 평생의 사랑도 만나다 프레디가 이 당시 만난 것은 평생의 친구가 되어준 '퀸'의 멤버들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첫눈에 반해버린 '메리 오스틴'(루리 보인턴)을 만난 것 또한 그 비슷한 시기였으니까요. 있는 그대로의 사랑을 표현했고 평생을 사랑하겠다 맹세했던 프레디의 마음을 받아줬던 메리. 그녀는 프생의 뮤즈가 되어줄 것만 같았습니다.

프레디 머큐리, 폴 프렌터를 만나다.. 그가 아니었다고 해도 프레디는 밴드나 메리와의 관계에서 문제를 겪었을 겁니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라는 것이 다 그러니까요. 하지만 퀸의 매니저를 '폴 프렌터'(엘렌 리치)가 아닌 다른 사람이 맡았었다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멤버들 간에 다툼도 있었지만 좋은 음악을 위한 건전한 대립이 더 많았던 그들의 관계에 생채기를 냈고, 프레디의 성 정체성을 뒤흔들면서 메리와의 관계에도 균열을 일으킨 것이 폴 프렌터였기 때문입니다. 끝까지 프레디를 위하는 척 했지만 거머리처럼 붙어서 온전히 자신이 취할 수 있는 이득만을 바라보고 있었던 그의 존재는 이 천재 아티스트를 너무나도 힘들게 만들었더군요. 그가 없었다면, 어쩌면 조금 더 오랫동안 '프레디 머큐리'의 음악을 들을 수 있었지 않을까요?



경쾌하게 그려지는 '성공시대', 하지만 더 포커스를맞추는 곳은 다른 부분입니다 퀸이라는 이름으로 이룩했던 빛나는 성취들을 모두 담아내기에 2시간 10분 여의 러닝타임은 부족합니다. 그래서인지 보헤미안 랩소디는 퀸의 시작에서부터 미국 투어로 입지를 확장하고 주목받는 밴드가 되어가는 과정과 새로운 앨범을 준비하는 과정을 빠른 템포로 풀어냅니다. 여기에는 퀸의 음악들이 덧입혀지고 약간의 유머들까지 가미되기 때문에 가볍게 웃고 즐기기에도 충분한 모습으로 완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좀 더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부분은 경쾌하고 화려하게 그려지는 '성공시대'가 아니라 그 이면에 드리워져 있었던 그늘이었습니다.

너무나도 외로워 보이던 '인간' 프레디 머큐리, 깊은 심연으로 잠식되어가다 데뷔한 이후 그룹 '퀸'은 성공 가도를 달렸습니다. 물론, 그들의 음악을 이해못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퀸은 게의치 않고 자신들만의 스타일을 추구하고 목소리를 냈고요. 그러나 퀸의 리드 싱어가 아닌 인간 프레디 머큐리로 돌아온 시간 속의 그는 너무나도 외로워 보입니다. 여기엔 그의 다른 성적 취향에서 비롯한 고립감, 새로운 예술에 대한 갈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었는데 그럴수록 약에 의존하고 더 문란한 사생활에 빠져들면서 점점 더 깊은 심연으로 가는 것만 같았던 그의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사랑했기 때문에 헤어질 수 밖에 없었지만 그렇다고 멀리 떠나보낼 수는 없었던 '메리'에 대한 애틋한 마음이 와닿았던 '스탠드 등 장면'이 그래서 더 마음 아프게 느껴집니다. 또한 멤버들과의 관계에서도 '조정할 수 있는 음악적인 견해 차이'가 아닌 다른 문제를 겪으면서 조금씩 틈이 벌어지게 되는데, 여기서 솔로 데뷔까지 결정해버린 프레디 머큐리였기 때문에 상황은 더욱 더 악화됩니다.

하지만 자신이 있어야 할 곳, 어울리는 곳으로 다시 돌아가는 프레디 머큐리 하지만 그렇게 끝까지 주저 앉아 모든 것을 놓아버리진 않았습니다. 조금은 늦었지만 자신에게 정말 소중한 것, 무엇이 필요한 것인지를 깨닫게 된 프레디는 자신이 있어야 할 곳이자 어울리는 곳으로 돌아갑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모두를 위한 공연을 준비합니다. 다만 이렇게 '인간'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담아내는 영화의 드라마가 매우 촘촘하게 잘 짜여져 있는 감정선을 갖고 움직이는 것은 아닙니다. 그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프레디 머큐리의 인생 중 한 토막이라고 해도 2시간의 시간에 온전히 담아내는 것은 불가능하기도 했을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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