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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위를 나는 커다란 비행기에서 작은 비행체 하나가 분리된다. 모선에서 분리된 작은 비행체에 타고 있던 조종사가 단추 하나를 켜자 비행체는 엄청난 속도로 하늘을 날아오르기 시작한다. 이와 함께 기체가 격렬하게 요동치며 비행체는 서서히 성층권을 지나 우주의 경계선인 외기권까지 날아오른다. 순간 흔들리던 비행기 동체가 잠잠해지고 조금 뒤 조종사의 시야에 둥근 지구의 아름다운 모습이 나타난다.

이 남자의 이름은 닐 암스트롱(라이언 고슬링), 그는 첫째 에릭과 뇌종양에 걸린 딸 카렌,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 자넷 (클레어 포이)과 함께 살고 있다. 초음속 테스트 비행기 X-15 1기의 테스트 파일럿인 그는 상사와의 불화와 딸 카렌의 사망으로 인해 큰 상실감을 느끼게 된다. 이때 우연히 나사의 우주 비행사 모집 광고를 신문에서 보게 된 닐은 이를 신청하게 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다.

그 뒤 나사의 제미니 프로젝트에 참가하게 된 암스트롱은 1966년 제미니 8호의 사령관으로 인류 최초의 지구 궤도 우주선 도킹을 성공시키게 된다. 하지만 이때 심한 스핀으로 인해 위기를 겪게 된 암스트롱은 기지를 발휘해 성공적으로 지구로 귀환시킨다. 이에 그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 NASA로 인해 암스트롱은 달 착륙 프로젝트인 아폴로 계획에 참가하게 된다. 그로 인해 여러 교육을 받던 암스트롱은 아폴로 1호기의 화재사고로 인해 동료들을 잃게 되고, 착륙선 조정 연습 도중 큰 부상까지 당하며 또 한 번 좌절을 겪게 된다. 이처럼 이 영화는 인류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한 닐 암스트롱의 8년간의 이야기를 그린 실화 영화였다.



누구나 한 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정도로 잘 아는, 인류 최초로 달에 착륙한 닐 암스트롱,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하는 달 착륙이란 커다란 성공 이면에 숨겨진 그의 가족과 그의 동료들에 대한 이야기를 이 영화는 담아내려 노력한다. 이와 함께 냉전시대 소련과의 경쟁으로 인해 우주개발하느라 엄청난 돈을 써버린 정부를 비판하는 서민들과 흑인들의 비아냥까지 감독은 담아낸다. 이처럼 이 영화는 미국, 아니 인류 최초로 달 표면에 발자국을 남긴 위대한 미국의 영웅 닐 암스트롱의 업적보단 죽은 딸과 동료들, 그리고 실패를 딛고 일어선 인간 닐 암스트롱의 모습에 더 초점을 맞춘 영화였다. 이를 위해 감독은 폐쇄된 듯 갑갑한 우주선의 모습과 무표정한 주인공 닐 암스트롱의 얼굴을 클로즈업하며 그의 고통에 대해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여기에틴 허위츠의 슬픈 OST를 통해 감독은 사랑하는 딸과 동료들을 잃은 닐 암스트롱의 마음을 구슬프게 표현한다.

이는 최고의 드러머를 꿈꾸지만 실패와 좌절을 겪으면서도 다시 도전하는 영화위플래쉬속 앤드류나, 최고의 피아니스트와 배우를 꿈꾸며 도전하지만 넉넉지 않는 현실로 인해 좌절하던 라라랜드속 미아와 세바스찬의 연장선처럼 느껴지는 영화였다. 이를 위해 데이미언 셔젤 감독은 인류 최초의 달 착륙이란 위대한 업적을 남긴 영웅이기 이전 달에 가고 싶다는 꿈을 꾸던 인간 닐 암스트롱의 도전과 실패에 더 초점을 맞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이과생이여서인지 인간 닐 암스트롱의 삶도 궁금했지만 그보다 더 궁금했던 부분은 과연 어떻게 달에 착륙하고 지구로 돌아왔을까 하는 부분이었다. 이전 우주를 그린 많은 SF 영화들이 그저 우주선이 발사되고 우주를 항해하는 공상과학 같은 이야기만을 담고 있었기에 이 영화만큼은 실제 있었던 실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였기에 개인적으로는 이런 과학적인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영화로 생각했다.

지구에서 달 대기권까지는 우주로켓의 추진력으로 갈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달에 착륙한 우주선이 어떻게 다시 지구를 향해 발사될 수 있그 부분이 가장 궁금했다. 그렇다고 달에 기지나 발사대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달까지 연료를 소진한 우주선이 어떻게 다시 지구까지 올 수 있는 추진력을 가지는지 그 부분에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그로 인해 실제 암스트롱의 실화를 담고 있는 이 영화에선 그 궁금증이 풀릴 줄 알고 기대가 컸었다. 그러나 아쉽게도 이 영화는 그런 개인적인 기대를 충족시켜주기엔 부족한 부분이 많은 영화였다. 특히, 달에 착륙 후 다시 지구로 돌아오는 과정이 완전히 배제된 채 그려져 너무 아쉬웠다.



또한 영화퍼스트맨을 보면서 가장 의문이 든 장면은 영화 중반 제미니 8호를 타고 우주 도킹을 시도하던 닐 암스트롱이 갑작스런 스핀으로 인해 위기를 겪는 장면이었다. 이때 제미니 8호는 마치 대기권을 뚫고 우주로 나가는 우주선의 모습처럼 느껴질 만큼 엄청난 진동과 함께 굉음을 내는 장면이 나온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무중력 상태에서의 우주공간에서 영화 그래비티에서처럼 인공위성 잔해나 혜성과의 충돌 말고 이런 굉음과 진동을 낼 수 있는 요인이 무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아폴로 13호의 이야기를 담은 론 하워드 감독의 영화아폴로 13을 비교해 보기위해 감상하게 되었다. 영화 아폴로 13은 1970년 아폴로 13호를 타고 달의 지질조사를 위해 달 착륙을 시도하다 우주선의 이상으로 다시 지구로 돌아오게 된 우주비행사 짐 러블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아폴로 13호는 9달 먼저 달 착륙에 성공한 아폴로 11호의 방식을 그대로 따랐다. 지상에서 우주로 먼저 달 착륙선을 발사한 뒤 뒤이어 유인 우주선을 발사하고 우주공간에서 달 착륙선을 도킹한 후 달 대기권까지 진입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달을 눈앞에 둔 순간 갑작스럽게 우주선 내부의 스파크로 인해 우주선의 일부가 파손되고 산소탱크가 손상되는 사고가 발생한다. 이때 우주선 외부로 새는 산소로 인해 우주선이 중심을 잃으면서 계획된 진로에서 벗어나게 되는 위기에 처하게 된다. 이로 인해 아폴로 13호는 달 착륙을 포기한 채 달 착륙선의 추진력을 이용해 다시 지구로 돌아오는 계획을 실행하게 된다.



이처럼 영화퍼스트맨의 제미니 8호와 영화아폴로 13의 아폴로 13호는 비슷한 사고를 겪게 된다. 하지만 영화아폴로 13에서는 퍼스트맨의 장면 같은 엄청난 진동과 굉음을 내는 장면이 나오지 않는다. 물론 제미니 8호의 갑작스러운 스핀은 실제 있었던 일이다. 이때 닐 암스트롱이 기지를 발휘해 도킹된 우주선을 버리고 지구로의 귀환에 성공한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이런 두 영화 속 연출의 차이점이 나타난 이유는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주인공 닐 암스트롱의 고통을 좀 더 강렬하게 표현하기 위해 조금은 오버된 연출을 한건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

특히 영화 퍼스트맨의 우주선 내부는 매우 비좁고 어두우며 답답한 느낌이 든다. pan>거기다 영화는 주인공 닐 암스트롱의 시점에서 그려지다 보니 그가 바라보는 우주선 내부 모습과 무표정한 암스트롱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화면들이 자주 등장한다. 그로 인해 관객들은 긴장감을 느끼게 되고 꽉 막힌 우주선 안에서 느꼈을 닐 암스트롱의 우주에 대한 공포를 느끼게 된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비슷한 시기에 발사되었던 영화아폴로 13속 우주선의 모습은 이와는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영화 아폴로 13의 우주비행사들은 TV나 다큐에서 봤던 우주정거장 속 우주인들처럼 우주선 내부를 자유롭게 유영하며 라디오를 듣고 음료를 마신다. 가끔 자유 유영으로 인해 오바이트를 하는 우주비행사의 모습이 보이긴 하지만 영화퍼스트맨의 바짝 긴장한 우주비행사들의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으로 느껴졌다.



물론 실제 닐 암스트롱과 짐 러블의 성격이 달라 그런 특성을 담아냈다고도 볼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이는 데이미언 셔젤 감독이 닐 암스트롱 캐릭터의 고뇌와 특징을 살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연출된 듯 느껴져 조금은 인위적으로 느껴졌다. 특히 1969년 아폴로 11호의 실제 달 착륙 영상에서 닐 암스트롱이 달표면을 뛰어다니며 노래를 흥얼거리는 장면은 영화 속 사랑하는 딸을 떠나보내기 위해 딸의 팔찌를 묻는 장면과 너무 대조적으로 느껴져 이런 추측에 힘을 보태주었다.

또한 두 영화의 시간 차이는 9개월로 거의 비슷한 시대를 담고 있는 영화였다. 하지만 아폴로 프로젝트를 대하는 사람들의 시선은 정 반대로 느껴졌다. 먼저 영화퍼스트맨속 닐 암스트롱은 달로 떠나기 전날 아내로부터 아이들에게 인사를 해달라는 요구를 듣게 된다. 이에 머뭇거리던 닐 암스트롱은 결국 아들에게 설명한 뒤 악수를 한다. 이는 마치 살아 돌아오지 못할지도 모르는 전쟁터에 가는 아버지에 대한 배웅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영화아폴로 13속 짐 러블은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 그는 아폴로 1호 사고를 알고 있는 아들이 먼저 그런 일이 또 생길까요라고 질문하자 그 일에 대해 상세하게 설명한 뒤 다 해결되었다면서 걱정하는 아들을 오히려 위로한다. 영화퍼스트맨속 닐 암스트롱의 주변 인물들은 그의 도전을 우려하고 걱정한다. 그러나 영화아폴로 13속 짐 러블의 주변 사람들은 그가 프로젝트에 마치 복권이라도 뽑힌 듯 환호하고 축하한다. 그리고 예비 탑승 팀에 있던 신참내기 잭은 메인 팀원이 홍역이 걸려 대신 팀에 들어가게 되자 환호한다. 이처럼 두 영화는 9개월이라는 시간 차이를 둔 동시대의 사건을 다루면서도 상반된 시각을 보여주고 있어 이는 개인적으로는 이 시대를 바라보는 노장 감독과 젊은 감독의 시각차가 느껴졌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무표정한 라이언 고슬링의 열연과 저스틴 허위츠의 OST는 극의 몰입도를 높여주어 인상적이었지만 개인적인 기대와는 다른 시나리오와 조금은 인위적으로 느껴지는 감독의 연출은 아쉬움을 준 영화였다.

한 줄 평 : 사랑하는 딸을 떠나보내기 위해 달까지 가게 된 아버지의 슬픈 이야기

P.S 원래 한번 리뷰를 다 쓰고 마무리를 하는 과정에서 저장을 잘못해 다 날리고 다시 쓴 리뷰입니다.ㅜㅜ그래서인지 처음에 썼던 리뷰의 내용을 기억나는 대로 적어봤는데 영 마음에 안드네요.ㅠㅠ내 리뷰 돌리도~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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